노후 사연

  • 남편이 남긴 냉장고 메모

    박 선생님은 아내분과 아홉 살 차이가 나신다. 한인 평균수명을 보면 남자가 78세, 여자가 85세 이다. 거기에 부부의 평균적인 나이 차를 더하면 박 선생님의 경우, 아내분은 남편 없이 15 년 정도를 혼자 사시게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박 선생님은 그 계산을 이미 해보신 분이었다. 중가주에서 자영업을 20 년 가량 하셨다. 내년에 은퇴하신다고 했다. “정리를 좀 하려고 합니다.”…

  • 헛 살았다는 생각

    남편을 보내고 두 달이 지나서야 강 여사님은 우편물을 열어보기 시작했다. 장례를 치르고 한동안은 머릿속이 하얬다. 친척들의 발길이 뜸해지고 집이 조용해지자 식탁 위에 우편물이 쌓여 있는 게 보였다. 재산세 고지서, 보험 갱신 안내 편지, 아래층 세입자가 넣어놓은 쪽지, 이름 모를 회사에서 온 청구서들. 한 시간쯤 앉아 있다가 강 여사는 다시 봉투들을 모아 놨다.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