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백만불이 25만불로
K 씨는 원래 언덕 위 2백만 불짜리 집에 사셨다.
이십 년 동안 큰 스토어를 하셨고 그 집은 그 시절의 결실이었다. 전망이 좋았고 옆집과 멀찍이 떨어져 있었다.
“그 집에 살 때는요.” 그분이 말씀하셨다. “섬에 갇힌 것 같았어요.”

가게가 어려워져서 결국 문을 닫으셨다.
집도 내놓으셨다. 쫓기듯이 정리하고 3년 전 그러니까 2016년 즈음에, 리버사이드의 55 플러스 시니어 단지로 옮기셨다. 새 집인데 25만 불이었다. 살던 집의 10분의 1 값이다.
“처음엔 어떠셨어요?”
“말도 마세요. 한참 동안 사람 얼굴을 못 봤어요.”
그러다 단지 안 체육관에 나가기 시작하셨다고 한다. 아침에 일어나 간단히 운동을 하고 실내 수영장에 다녀오는 걸로 하루를 시작하셨다.
거기서 사람이 붙었다.

“운동하다 보니까 한인 이웃들이 있더라고요.”
“많으세요?”
“스무 세대쯤 돼요. 마음 맞는 서너 집이랑 가끔 바깥에서 바비큐도 하고요.”
“타운이 머니까 불편하지 않으세요?”
“그게요.” 웃으셨다. “카풀 연락망을 짰어요. 같이 다니니까 심심하지도 않고 오히려 더 좋아요.”
지금 이분은 아침에 일어나는 게 기다려진다고 하신다. 전에는 그 좋은 집에서 하루 종일 혼자 계셨는데, 지금은 하루가 짧다고 하신다.

“삶의 질이 전보다 훨씬 좋아졌어요.”
이 말을 2백만 불짜리 집에서 25만 불짜리 집으로 옮긴 분이 하신다.
집이 아깝지 않으시냐고 여쭤봤더니 이렇게 대답하셨다.
“늙어서 비싼 집이 무슨 소용이에요.”

집을 줄이는 게 항상 답은 아니다. 나는 반대 경우도 많이 봤다.
다만 이분 이야기에서 한 가지는 분명하다. 이 분을 바꾼 건 집 값이 아니었다.
아침에 나가면 인사할 사람이 있다는 것, 카풀로 같이 차를 타고 나갈 사람이 있다는 것, 주말에 고기 구울 사람이 있다는 것.
이분은 돈을 잃고 나서 그걸 얻으셨다. 순서가 반대였으면 더 좋았겠지만, 어쨌든 늦지 않게 얻으셨다.
집을 보러 다니실 때 그 동네에 그런 게 있는지를 꼭 같이 보시면 좋겠다.